서론
정맥을 통해 전극을 체내에 삽입하여 작동하는 현재의 심장 체내 전기 장치는 신호 발생기로 인한 시술 부위 출혈, 피부 손상, 감염, 정맥 천자 시에 기흉, 전극 삽입 시에 심장 압전 및 천공, 전극 삽입 후 전극 위치 변경, 전극 손상의 문제점이 있다. 게다가 감염 혹은 전극 손상 시에는 전극 제거가 어려워 특별한 장비가 필요하거나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이러한 전극을 기반으로 한 심장 체내 전기 장치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무유도 심박동기(leadless pacemaker)가 개발되었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제 곧 상용화될 수 있는 무유도 심박동기의 유용성, 효과에 대해서 현재까지 나온 연구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초기 무유도 심박동기 연구
1970년에 수은 전지와 원자력 전지를 이용한 무유도 심박동기가 처음으로 소개되었다[1]. 수은 전지 무유도 심방동기는 개 실험 모델에서 66일간 특별한 합병증 없이 작동하였고, 원자력 전지의 경우에는 5년까지 작동한다고 했으나 배터리 용량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하지만 당시 내경정맥 혹은 대퇴정맥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하고, 나사 방식의 무유도 심박동기를 우심실에 고정하는 개념은 최근 상용화가 시도되고 있는 무유도 심박동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999년에는 오토매틱 쿼츠 시계에서 사용되는 무게 회전추를 이용한 에너지 발생 장치를 무유도 심박동기의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려는 연구가 있었다[2]. 이는 심장의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를 심장 자극을 위한 전기적 에너지로 변환을 하는 개념이다. 이 장치를 개의 우심실에 삽입하였을 때 심장이 한 번 뛸 때마다 약 13 μJ의 에너지를 생성했었다. 하지만 이 장치가 심장 박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되었다. 특히 심실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심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되었다.
초음파를 이용한 무유도 심박조율
2006년에는 외부에서 초음파를 통해 유도된 음파 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해서 심장 내에 위치한 전극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형태의 무유도 심박동기가 소개되었다. 돼지 모델에서 초음파를 이용해서 흉벽 안쪽 약 11 cm 정도에 위치한 전극에 약 1.8 V의 전압을 발생시킬 수 있었고, 두 개의 전극을 이용해서 양심실 조율도 가능했다[3]. 2007년에는 음파 수신부가 달려 있는 조향 가능 이극 전극을 이용해서 24명의 사람들에서 임상 시험이 진행되었다[4]. 약 11.3 cm 깊이에서 외부에서 전달되는 초음파 에너지를 수신했고, 평균 포착 역치(capture threshold)는 1.0 V였다. 초음파 조율로 인한 특별한 부작용은 없었고, 환자들도 조율 중에 불편감을 호소하지 않았다.
무유도 심박동은 심장 재동기화 치료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심장 재동기화 치료에서는 좌심실 자극을 위해서 관정맥동을 이용하기 때문에 좌심실 자극을 위한 최적의 위치를 찾는데 한계가 있고, 심외막 조율이기 때문에 심내막 조율에 비해 느리고 횡경막 신경 자극의 문제가 있다. 무유도 심박동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2009년에는 좌심실 수축 기능 35% 미만의 환자에서 초음파를 이용한 무유도 심박동기를 이용한 임상 시험이 진행되었다[5]. 10명의 환자에서 항응고 치료를 하면서 대퇴동맥으로 후향적 접근을 통해 좌심실 내벽에 수신 전극을 삽입하였고, 모든 환자에서 성공적으로 심박조율이 이루어졌다.
초음파를 이용한 무유도 심박동은 아직 확인해야 할 문제가 있다. 첫째로 초음파를 이용한 장기간의 조율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기존의 연구들은 모두 단기간의 심박조율만을 시행한 연구였다. 둘째로 외부의 영향으로 인한 간섭(interference)의 가능성이다. 매우 섬세하고 정교한 장비도 연구를 수행하였지만 실제 환경에서 어느 정도의 성능을 보일지는 크게 자료가 없는 실정이다.
자기 유도를 이용한 무유도 심박조율
2009년에는 초음파가 아닌 자기 유도를 통해 심장 내 전극에 에너지를 전달해서 심박조율을 하고자 하는 연구가 수행되었다[6]. 외부에 전자기 발생 장치와 내부의 수신부로 구성이 되는데, 피하에 전자기를 만드는 코일이 있고 심장 안 수신 전극에 코일이 있어서 에너지를 전달 받아서 전압을 발생시킨다. 돼지 모델에서 약 3 cm 거리에서 0.4 msec 지속 시간의 0.6-1.0 V 전압의 출력을 발생할 수 있었다. 안정성과 에너지 흡수의 문제를 확인하기 위한 염소 실험에서 약 10 cm 거리에서 안정적으로 에너지가 전달되었고, 에너지 흡수의 정도가 크지 않은 것을 확인하였다[7]. 하지만 이러한 자기 유도 심박조율을 위해서는 기존의 심박동기에 비해서 15-20배의 강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또한 초음파를 이용한 심박조율과 마찬가지로 장기간의 인체 유해성, 외부 간섭의 문제가 있고 이를 증명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모든 기능이 내장된 무유도 심박동기
2014년에는 배터리를 포함한 모든 기능이 포함된 새로운 무유도 심박동기가 소개된 LEADLESS 연구의 결과가 발표되었다[8]. 이 새로운 무유도 심박동기는 길이가 42 mm, 최대 직경이 5.99 mm이고, VVI(R) 모드의 심박조율을 위한 모든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삽입을 위해서는 18 F 도관이 필요하며, 조향이 가능한 카테터를 이용해 우심실에 위치시킨다. LEADLESS 연구에서는 심방세동, 방실차단이 있는 33명의 환자들에서 연구가 수행이 되었고, 32명의 환자들에서 성공적으로 무유도 심박동기가 삽입이 되었다. 이 중 한 명의 환자에서 우심실 천공, 심장 압전이 발생하였고, 치료 중에 뇌졸중으로 사망하였다. 3개월간 연구가 수행되었고, 3개월 뒤에 감지 역치, 저항, 포착 역치의 조율 성능이 모두 안정적이었다. 양에서 시행된 추가 실험에서 18개월까지 안정적인 조율이 되었고, 3개월 뒤 확인한 조직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