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QRS 파형은 심실 탈분극에 의해 형성되며, 3개 파로 구성되어 있다. 12 유도 심전도에서 QRS 파형으로 심박동수, 심장 전기축과 회전 정도를 평가할 수 있고, 심실 내 전도 이상 유무도 알 수 있다. 또한 심실비대, 심근경색증, Wolff– Parkinson–White (WPW) 증후군도 진단할 수 있다. 따라서 정상 QRS 파형과 비정상 QRS 파형에 대하여 알아보는 것이 심전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QRS 파형
QRS 파형은 P파나 T파보다는 높은 주파수 전기 신호이기 때문에 뾰족하다. QRS 파형의 명칭은 QRS 파형을 구성하는 하향파와 상향파에 따라 다양하게 부른다. 처음 나타나는 하향파는 Q, 다음으로 상향파 R이 나타나고, R 다음의 하향파는 S, S 다음의 상향파는 R'로 표기한다. QRS 파형이 5 mm 이상인 경우에는 대문자로, 그 이하인 경우에는 소문자로 표기한다.1,2 12 유도 심전도에서 QRS 파형을 분석하기 전 심전도의 paper speed가 초당 25 mm 속도로 1 mV가 10 mm로 표준화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표준 상태로 기록된 12 유도 심전도에서 QRS 파형으로 다음과 같은 항목들을 평가해야 한다.
1. 심박동수
2. QRS 전기축
QRS 전기축의 정상 기준은 다양하나 일반적으로 0 °에서 +90 °를 정상 전기축, 0 °에서-90 °를 좌축편위, +90 °에서 +180 °를 우축편위, −90 °에서 −180 °를 심한 축편위라고 한다. QRS 전기축은 통상적으로는 I 유도와 aVF 유도에 의해 네 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두 유도 모두에서 QRS의 합이 상향이면 정상 전기축이고, I 유도에서 상향이고 aVF 유도에서 하향이면 좌축편위이다. 그리고 I 유도에서 하향이고 aVF 유도에서 상향이면 우축편위이며, 두 유도 모두에서 하향이면 심한 축편위이다(Figure 2).2 좌축편위는 노인, 좌각전섬유속차단, 좌심실비대에서, 우축편위는 소아, 좌각후섬유속차단, 우심실비대에서, 심한 축편위는 선천성 심질환에서 관찰된다.
3. 이행부위(transitional zone)
QRS 파형은 V1 유도에서 rS 형태이고, V6 유도에서 qR 형태이다. V1 유도에서 V6 유도로 이행함에 따라 R파는 커지며 S파는 작아지는데, R파와 S파의 크기가 같은 위치를 이행부위라고 하며, 정상인에서는 V3–4 유도에서 관찰된다. 이행부위가 V4 유도보다 좌측(V6 유도 방향)에 있으면 후기 이행(late transition)으로 과거에는 심장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관점에서 시계방향 회전이라고 하였다. 이행부위가 V3 유도보다 우측(V1 유도 방향)에 있으면 조기 이행(early transition)으로 심장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관점에서 반시계방향 회전이라고 하였다.2
4. QRS 진폭
정상 QRS 진폭은 사지유도(I, II, III), (aVR, aVL, aVF)에서는 20 mm 미만, 흉부유도(V1–6)에서는 30 mm 미만이다. 만일 사지유도에서 QRS 진폭이 모두 5 mm 이하이거나, 흉부유도에서 V1 및 V6에서 5 mm 이하, V2 및 V5에서 7 mm 이하, V3 및 V4에서 9 mm 이하이면 저전압으로 이러한 소견은 심낭액, 폐기종, 아밀로이드 심질환 등에서 관찰된다. 반대로 V5 (V6) 유도의 R파가 27 mm 이상 또는 V1 (V2) 유도의 S파와 V5 (V6) 유도의 R파의 합계가 35 mm 이상이면 고전압으로 좌심실비대를 의심할 수 있다. V1 유도의 R파 높이 증가(R/S>1), 좌측 흉부유도에 깊은 S파가 있을 시에는 우심실비대를 의심할 수 있다.2
6. QRS 모양
심실 탈분극 초기에는 심실중격 부위에서 전기 신호의 흐르는 방향이 좌측에서 우측으로 진행되어 III, aVR 유도를 제외한 다른 유도에서는 전기 신호가 멀어짐으로 인하여 작고 좁은 Q파가 정상적으로 나타난다(Figure 3). 그러나 이 유도에서 Q파의 깊이가 R파 높이의 1/4 이상 또는 그 폭이 0.04초 이상이거나 V1–3 유도에서 Q파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비정상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한다. QRS 폭이 0.10초 이상 늘어난 경우에 V1–2 유도에서 rsR' 형태와 I 유도 및 V5–6 유도에서 깊고 넓은 S파가 있는 경우 우각차단이 발생하고, V1–2 유도에서 전형적인 우각차단이 아닌 qR 또는 Qr 형태를 보이는 경우에는 우각차단 그리고 전벽 심근경색이 발생한 것을 진단할 수 있다. V1 유도에서 rS 혹은 QS 형태와 I, aVL, V5–6 유도에서 서서히 정점까지 올라가는 R 혹은 RsR' 형태를 보이고 초기 Q파가 없는 경우에는 좌각차단을 진단할 수 있다.2 그러나 V5–6 유도에서 QRS 파형 초기에 Q파가 있으면 좌각차단이 아니라 심실 내 전도지연이다. 그리고 P파와 QRS 파형 분절 사이에 PR 분절이 없고 P파에 이어서 바로 QRS 파형이 시작되면 소위 델타파형이 있는 것으로 심실조기흥분 소견이다.